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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성사 – Baptism

우리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단체에 가입하려면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그 단체의 목적과 활동에 동의하며 회원의 권리와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입단식 또는 입회식을 거쳐 정식으로 가입하게 됩니다. 천주교에 입문하는 절차도 겉보기에는 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천주교 입문은 우리의 삶과 영원한 생명에 직결되는 유일한 선택이고, 신앙적 결단이며, 입문과 동시에 신분상의 크나큰 변화가 일어나므로 일반 단체의 가입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그 때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그 무렵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요르단 강으로 요한을 찾아와 세례를 받으셨다.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에게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그 때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마르 1,4-11).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인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의 기초를 놓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 신자들은 견진성사로 굳건하게 되며 성체성사로 영원한 생명의 빵을 받습니다.

세례성사의 의미와 효과

우리가 정해진 준비 과정을 마치고 천주교에 정식으로 입문하게 될 때 받는 예식이 ‘세례성사’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인 교회의 일원이 됩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베푸는 다른 성사들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스도교의 세례(洗禮)는 본래 물에 잠기었다가 나오는 예식이었지만 점차 물로 이마를 씻는 예식으로 간소화되었습니다. 물에 잠기는 것은 죽음을 상징합니다. 세례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고, 새로 태어나려면 먼저 죽어야 하기 때문에 물에 잠기는 예식을 하였던 것입니다.

물로 씻는 것은 몸의 더러움을 닦아 내는 것이지만, 그러한 눈에 보이는 예식 행위로써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것을 상징하고 또 내적으로 그것을 이루기 때문에, 우리의 죄를 깨끗이 씻어 용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물은 생명을 싹트게 하고 성장시키는 한편 일순간에 생명을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세례성사 예식은 죄악에 물든 과거의 우리 자신은 죽게 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여 우리도 하느님의 새 생명을 얻게 합니다. 이렇게 하여 세례성사를 받게 되면 우리가 물려받은 ‘원죄’와, 지금까지 우리가 저지른 죄인 ‘본죄’를 모두 용서받아 깨끗한 몸으로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들게 됩니다.

세례성사는 우리의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영적 표시인 인호(印號)를 새겨 주기 때문에 일생에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를 받는 우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특정한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고, 대부모를 정하여 신앙 생활에 도움을 받습니다.

세례성사의 집전자

세례성사는 주교와 신부와 부제가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누구나,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까지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교회의 지향과 양식을 따라야 합니다. 교회가 정한 양식은 세례 받을 사람의 이마에 물(자연수)을 부으며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 하는 것입니다.

세례성사를 받기 위한 준비

세례성사는 우리의 완전한 자유 의사에 따라 주어지는 성사이므로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세례성사를 받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교리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넷째, 지금까지 지은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