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8일 판데믹에 시드니 대교구의 사목자들과 신자들에게 보내는 사목 서한
지금 종말이 오고 있나요?
가뭄, 산불, 태풍 그리고 이제는 전염병까지.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세상은 거꾸로 뒤집어지고 있습니다 –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말이죠 – 많은 이들이 COVID-19로 병들고 죽어가고있고,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이 중단되었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에 저는 COVID-19검사를 했고, 자가격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저도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혼란과 불안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이 판데믹 상황이 우리를 흔들어 놓고, ‘우리 삶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삶 안에서 무엇을 해야하는가?’와 같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면 그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영과 진리 안에서 찬양하는 것
사순시기의 훌륭한 복음 말씀 가운데 하나는 우물가의 여인 이야기입니다. 여인은 찬양(예배)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하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요한 4,23)
이 말씀이 현재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미 보건당국과 교회로부터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야외에서 500명 이상의 집회, 그리고 실내에서 100명 이상의 집회가 금지되었습니다. 적절한 때에 공적인 미사 거행이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전례에 참여하기 전에 각자의 건강상태를- 다른 이들을 감염시킬 가능성과 감염될 가능성 모두에 대해서 – 고려하라고 권고받았습니다. 몸이 좋지 않거나 독감과 같은 증상이 있는 신자들과 성직자들은 집에 머물러야합니다. 저희가 기도를 해 드릴테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 서한과 함께 오늘 저는 판데믹 기간동안 대교구에서 이루어지는 성사 거행과 사목을 위한 새로운 훈령들을 반포합니다.
호주 교회는 이 땅에서 미사를 거행할 수 없을 때에 세워졌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성체를 영하기 위해서 수년간 기다렸습니다. 최악의 경우에 우리가 미사를 봉헌할 수 없는 시간은 대략 몇 주에서 몇 달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에 기도가 우리 선조들을 지탱해 주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그럴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함께 피정을 하고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세상과의 단절은 우리가 하느님과 가까워지고 더 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걸어서 건강의 성모님 성화를 향해 로마의 빈 거리를 순례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황님과 함께 합시다. COVID-19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죽은이들,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 환자를 돌보는 이들과, 치료를 필요로하는 이들, 우리를 이끌어주는 이들을 위해 기도와 단식으로 교황님의 행보에 동참합시다. 기도의 힘이 보건 전문가의 지혜와 결합된다면 이 질병을 약화시키고, 더 나가아서는 없애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시기에 가능한한 성당을 계속해서 열어두길 권고합니다. 이는 우리의 지속적인 가능성의 표징이 될 것이고 개인적인 기도의 동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때로는 거룩한 성체를 성광에 현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유행병의 종식과 모든이의 안전을 위한 청원기도를 미사, 성무일도, 그리고 개인기도 때에 포함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봉헌생활을 하시는 분들에게 우리 모두를 위한 전구를 더 강하게 해 주시길 청합니다.
병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사목적 관심
COVID-19에 감염된 가톨릭 신자는 누구나 우리 신부님들로부터 성사와 다른 사목적 배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사목자들이 빛을 내는 법입니다.
성직자들은 성직자 스스로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없는 한 계속해서 병자들, 연로한 이들, 감옥에 갇힌 이들을 방문해서 고해성사, 병자성사, 봉성체, 그리고 다른 사목적 배려를 할 것입니다. 모든 봉사자들은(ministers) 신자들 가정, aged care 시설, 병원, 교도소 그리고 소년원을 방문할 때 보건당국이 제시한 예방 조치를 따라야 합니다.
본당 신부님이 COVID-19 양성 결과가 나왔거나,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곳에서는 본당 신부님을 대신할 신부님을 찾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어떤 본당에서는 미사가 취소되는 경우에 말씀전례와 함께하는 성체분배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신체적인 거리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사회적인 거리를 두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 친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본당에서 제공하는 성사와 더불어 건강하고 젊은 봉사자들과 다른 이들은 신중하게 환자, 연로한 사람들, 또는 격리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식료품, 약, 사목적 배려, 혹은 단순히 친구가 필요한지 말입니다. 자가 격리된 이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식사를 준비해서 문 앞에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현대의 기술은 몇몇 사람들의 고독함을 극복하는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위기를 통해 신자들이 육신의 건강과 영적인 삶을 유지해나가도록 돕기 위해 대교구 홈페이지에 페이지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상황 업데이트, 기도, 그리고 영성 계발, 그리고 온라인 미사를 보기 위해서는 https://www.sydneycatholic.org/coronavirus-updates/ 로 방문해 주시면 됩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저는 우리 대교구와 우리 나라를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성모님, 루르드의 성모님, 건강의 성모님 전구에 맡겨드립니다.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시길 빕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시드니 대교구장 Anthony Fisher OP